[스포츠Q 원호성 기자] 예전에 최지우라는 배우에 대한 이미지는 한류 열풍의 발원지로 불렸던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얻었던 '지우히메'의 이미지 그 자체였다. 항상 슬픔과 처연함을 속에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고, 손이라도 대면 툭하고 터지며 눈물을 왈칵 쏟을 것 같은 그런 이미지였다.

하지만 그런 최지우의 이미지는 최근 들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나영석 PD가 연출한 tvN '삼시세끼'에 게스트로 출연해 깍두기를 담그고, 이서진과 이순재, 김영철과 함께 밤새 고스톱을 치면서부터였다.

 

최지우는 단 한 번의 '삼시세끼' 출연으로 '정선 옥순봉의 안방마님'이라는 소리를 듣게 됐고, 그 인연으로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에 이서진과 함께 따라가며 청순가련한 '지우히메'의 이미지를 벗고, 유쾌하고 명랑한 '지우누나'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기 시작한다.

 

최지우에게도 유쾌한 웃음이 있다는 사실을 대중들이 비로소 알게 된 순간 최지우는 이제 예능이 아닌 본업인 배우로 돌아와 한 편의 드라마와 한 편의 영화로 다시 대중들과 마주섰다. 스무살의 아들을 둔 38세의 나이에 15학번 대학 신입생이 되어 당당하고 씩씩하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아줌마 '하노라'의 고군분투를 그린 tvN 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과 노처녀 스튜어디스로 출연해 생판 처음 보는 낯선 남자 김주혁과 동거를 하다 결국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달달하게 그려낸 로맨틱코미디 영화 '좋아해줘'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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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만의 영화 '좋아해줘', "전 그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몰랐어요"

최지우는 TV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정상급의 배우였지만, 애석하게도 스크린에서는 '지우히메'라는 이름이 주는 정상급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배우였다.

'겨울연가'로 상상을 초월하는 성공가도를 달리기 이전에는 그래도 '키스할까요'나 '올가미',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영화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줬지만, '겨울연가'의 성공 이후 최지우가 출연한 영화는 안성기와의 로맨스가 등장하는 멜로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과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던 '누구나 비밀은 있다', 그리고 신파 멜로인 '연리지'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이재용 감독의 모큐멘터리 영화인 '여배우들'이 한 편 더 추가된다. 그러니 최지우를 극장 스크린을 통해 마지막으로 본 것이 벌써 7년 전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여배우들'하고도 7년 만의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전 그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몰랐어요. 그냥 바로 얼마 전에 영화를 했던 것 같은데 상당히 오래됐더라고요. 그런다고 그동안 특별히 길게 공백을 가진 것도 아니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는데, 아무래도 드라마 위주로 작업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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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에게는 7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좋아해요'에서 좋았던 점은 극 중 등장하는 세 커플의 연기 중 최지우와 김주혁 커플의 로맨스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으면서도 손발을 오글오글하게 만드는 유쾌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쉬웠던 점이라면 최지우를 좀 더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데, 이야기가 세 커플로 균일하게 나눠지다 보니 비중이 그리 많지 않았던 점이었다.

그래도 '좋아해줘'가 이처럼 옴니버스적인 구성으로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기에 오랜만에 영화를 하는 최지우 역시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는데,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오랜만에 하는 영화인데 저도 조금 편하고 재미나게 하고 싶었거든요. 영화에 세 커플이 있는데 각 커플들의 색이 뚜렷하잖아요. 미연언니가 연기한 '조작가'라는 캐릭터도 좋고, 솜이가 연기한 '나연'의 캐릭터도 좋지만, '주란'이라는 캐릭터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였어요. 거기다 주혁 오빠랑 이번에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처음 만났는데 첫 날부터 오빠가 너무 편하게 이끌어 줬어요. 전 연기할 때도 계산을 하고 연기하는 편이 아니라 분위기를 많이 타는 편인데, 주혁 오빠가 잘 해주니 호흡도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영화보다 드라마가 더 익숙하고 편해서 드라마를 주로 했어요. 근데 오랜만에 영화를 해보니 시스템이 너무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특히 필름이 아닌 거. 예전에는 필름이라 NG를 내는 것도 조심스럽고, 현장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는데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나 별 차이도 없고, 오히려 12시간만 딱 촬영하니 컨디션 유지하기도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영화를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죠. NG를 내도 부담이 없고, 키스신 찍을 때도 이렇게도 찍어 보고, 저렇게도 찍어 보고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그런 게 너무 좋아서, 이번에 다시 한 번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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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우의 실제 성격은? "그동안 제 성격을 어떻게 봐온 거예요?"

'삼시세끼'를 통해 옥순봉의 안방마님, 정선의 타짜로 거듭나기 전 최지우의 이미지는 솔직히 말 그대로 청순가련한 슬픈 눈망울의 여인이었다. 최지우를 '지우히메'로 만들어준 드라마 '겨울연가'를 비롯해, '천국의 계단', '아름다운 날들'과 같은 인기 드라마들은 최지우의 이런 비련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켜줬다. 최지우는 이후 '스타의 연인'이나 '에어시티', '수상한 가정부'처럼 청순가련한 여인의 이미지와는 다른 배역에도 도전을 해봤지만 '지우히메'의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삼시세끼', 그리고 '꽃보다 청춘' 그리스편을 계기로 최지우에게 씌워진 '지우히메'의 이미지는 서서히 벗겨지기 시작했다. 언제까지나 20대 초반의 청초한 눈망울을 가진 여인일 줄 알았던 지우히메도 어느새 나이가 먹었을 뿐 아니라, '지우히메'의 단아한 모습에서 떠올리기 어려운 유쾌하고 털털한 모습을 장착하고 나타났으니 말이다.

 

"사실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그런데 저를 TV를 통해 보신 분들은 차이가 많이 있었나봐요. 저도 사실 굉장히 놀랐어요.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성격이 TV에서 보여진 그대로고, 친구들도 '삼시세끼'나 '꽃보다 할배'를 보고 딱 너 같은 성격이라고 말하거든요. 근데 사람들은 다들 '삼시세끼'를 보고난 후 '최지우가 저런 성격이야?'라고 의아해 하시더라고요. 아니 그동안 제 성격을 어떻게 봐온 거예요?"

"이번 작품하면서 주혁 오빠를 처음으로 만나게 됐는데, 주혁 오빠도 같은 이야기를 하셨어요. 자기는 최지우라는 배우가 깐깐하고 도도한 깍쟁이일 줄 알았는데, 막상 같이 연기를 해 보니 학교 후배처럼 처음부터 편했다고. 저는 데뷔한 이후에 드라마를 꾸준히 하긴 했어도 토크쇼도 나가서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고 하면서 '최지우'라는 사람의 본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생각해 왔는데 제 생각하고는 달랐나 봐요. 이게 예능의 힘인 것 같아요. 예전과는 달리 친근하게 느껴져서인지 더 많이 사랑해 주시는 것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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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나 '꽃보다 할배'에서 보여준 최지우의 모습은 실제로도 '지우히메'의 슬픈 이미지가 아닌 유쾌하고 활발한데 어딘가 약간 나사가 빠진 것 같은 허당기까지 가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하기를 죽는 것만큼 싫어하는 이서진에게 이것저것 일을 시키는 모습에서는 야무진 모습도 엿보이지만, '꽃보다 할배'에서 떡국을 끓인다고 파와 고기를 인터넷에서 본 대로 정확하게 크기를 재서 자르는 모습에서는 야무진 척하는 허당의 모습도 엿보인다.

 

결국 이것저것 종합을 해서 보면 '두 번째 스무살'에서 최지우가 연기한 '하노라', 그리고 '좋아해줘'의 '함주란'이 최지우라는 배우의 본모습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드라마를 하면서 밝은 캐릭터를 연기해 본 드라마는 '두 번째 스무살'의 '하노라'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관객들에게 보여지기는 '두 번째 스무살'이 먼저인데, 사실 촬영시기만 따지면 '좋아해줘'가 더 먼저예요. 원래 영화를 하기로 했다가, 드라마도 너무 욕심이 가서 둘 다 잡고 시작을 했거든요. 제가 한 번에 두 작품을 동시에 해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 얼마나 욕심이 갔으면 그랬겠어요? 드라마가 출연 분량이 많다 보니 일주일에 6일은 '두 번째 스무살'을 찍고, 스케줄이 비는 하루에는 와서 '좋아해줘'를 찍었어요. 그래도 현장이 너무 재미나고 캐릭터가 좋아서 힘든 줄 모르고 찍었어요."

 

"'두 번째 스무살' 연출하신 김형식 감독님은 전에 '수상한 가정부'를 같이 한 인연이 있어요. '수상한 가정부'에서는 대사나 리액션도 거의 없고 무표정하게 연기를 했는데, 김형식 감독님이 그 때 저를 보고 '두 번째 스무살'의 '하노라'에 제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겨울연가' 때도 제가 '댄싱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있었는데, 윤석호 감독님이 '나는 지우씨가 나이가 들면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같은 거 같이 하고 싶어'라고 말씀하신 적도 있어요. 주변에서도 보시기에 제 성격을 굉장히 밝게 봐주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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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에 접어드는 배우 최지우의 새로운 도전 "전 지금도 지우히메예요"

'겨울연가'를 통해 '지우히메'라는 이름으로 일본열도를 울렸을 당시 최지우의 나이는 20대 중반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스무살'로, 그리고 영화 '좋아해줘'로 이제 밝고 명랑한 배우 '최지우'의 모습을 새롭게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지금의 최지우는 40대의 나이에 접어들게 됐다. 슬프지만 '지우히메'도 나이가 든다는 이야기다.

 

"지금 제 나이는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예요. 당연히 20대 때 '겨울연가'에 나온 제 모습이 지금의 저보다 훨씬 이쁘겠죠. 그걸 어떻게 이겨요? 근데 청춘의 무게라는 것이 있어요. 청춘일 때는 청춘의 무게를 모르고 지나가요. 저도 그랬거든요. 20대 때는 연기가 어렵다고 투덜거리며, 30대나 40대 선배들을 부러워했어요. 나도 빨리 나이가 들면 좋겠다고. 근데 제가 그 위치에 선 지금은 청춘의 무게를, 청춘이 귀하다는 걸 알겠어요. 그래서 지금의 저는 지금을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고, 일도 열심히 하려고 해요."

 

많은 여배우들이 세월의 흐름 속에 자신의 가장 빛나는 무기였던 젊음을 잃고 도태되어 간다. 하지만 최지우는 그 시간의 흐름까지도 즐기며 배우로 아직도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리고 그 열정의 뜨거움은 최지우가 '지우히메'로 불리던 20대 시절의 그것보다도 훨씬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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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혼자 여행가본 적 있냐고요? 물론이죠. 지금도 일본가면 다 알아봐요. 전 지금도 '지우히메'에요. 저는 그냥 자연스럽고 싶어요. 과거에 너무 얽매이는 성격도 아니고, 그런 것도 싫어요. 그냥 오늘 이렇게 열심히 살고, 충실하다 보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돌아봤을 때 내 모습이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아직도 전 할 게 많아요. 당장 '좋아해줘'만 봐도 주혁이 오빠랑 호흡이 잘 맞았으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같이 한 번 더 해 봐야겠고, 유아인씨랑 강하늘씨랑도 이번 영화에서 제대로 못 해봤으니 기회가 되면 같이 연기해 봐야죠.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이솜이 연기한 '나연' 같은 캐릭터나 풋풋한 첫사랑의 설레임 같은 걸 연기하는 건 욕심이겠죠. 하지만 이제는 진지한 작품도 많이 들어오고, 제 나이에 맞는 캐릭터도 많아졌어요. 배우로 아직 할 게 많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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