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극본 권음미/ 연출 강대선 이재진)의 최지우가 보다 입체적이고도 공감가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극 중 사무장인 차금주(최지우 분)가 법조인 중 한 명으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는 드라마로 1회부터 그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내며 주목받았다. 직업적인 면에서의 성장은 물론, 능력 있는 사무장으로 다소 자만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고 한 인간으로서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차금주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차금주는 완벽하지 않아서 더 공감가고 몰입이 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차금주는 1회에서 노숙소녀 사건으로 인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으며 감옥에 가게 됐고, 잘 나가던 사무장에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다. 이는 차금주 인생의 전환점이 됐고, 차금주는 이를 계기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피고를 함부로 예단하지 말라는, 까불지 말라는 원칙을 배웠다"는 당시 차금주의 대사는 사무장으로서 누군가를 단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차금주는 보다 인간적인 사무장으로서 성장해 갔다.
그렇다고 해서 차금주가 마냥 정의롭고 완벽하게 이상적인 여성 캐릭터인 것도 아니다. 차금주는 자신의 현실과 사무장이라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끊임 없이 내적으로 갈등한다. 변호사들 곁에서 누구보다 사건의 본질과 변론의 방향을 잘 짚어내는 인물로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늘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 변호사 뒤에 가려져 있어야 하는 현실을 실감하곤 한다. 게다가 차금주는 변호사를 꿈꿨지만 동생 박혜주(전혜빈 분) 뒷바라지와 시험 공포증 때문에 꿈을 일찍이 접고 사무장의 길을 택했기 때문에, 꿈에 대한 갈망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차금주는 함복거(주진모 분)로부터 골든트리 사무장이 되는 조건 중 하나였던 '변호사 시험 보기'라는 제안도 수락했다. 매번 재판에 참여하면서 변호사와 사무장이 해낼 수 있는 몫이 다르다는 걸 실감하게 되고, 젊음을 바쳐 뒷바라지한 이복동생 박혜주로부터 "언니 같은 일개 사무장이 아니고 오성의 변호사니까"라는 무시도 당하면서 변호사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 이 같은 내적 갈등 상황에 직면한 차금주가 향후 변호사 시험을 어떻게 치를지, 사무장으로서의 자부심은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차금주 캐릭터는 전적으로 성공에 대한 열망이 전제돼 있는 인물이라 더욱 공감이 간다. 대의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매번 승률을 가늠하기 어려운 소송도 개인적인 성취를 위해서 맡는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함복거의 물량 공세도 못 이기는 척 수용하며 내심 물질을 좋아하는 마음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함복거가 전용 차량을 선물하거나, 비싼 겨울 점퍼를 선물할 때도 능력 있는 사무장으로서 자신이 이를 오너로부터 자연스럽게 받을 수도 있다는 마인드를 지녔다. 이처럼 차금주 캐릭터는 현실에 발을 딛고 성장해 가는 인물이라 시청자도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향후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그려질 차금주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