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원호성 기자] 한때 최지우를 모두 ‘지우히메’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최지우는 2002년 배용준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 수출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배용준은 ‘욘사마’로 최지우는 ‘지우히메’로 불리며 한류(韓流)의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우히메’라는 말은 반대로 여배우로서 최지우의 활동영역을 옭아매는 족쇄이기도 했다. 배우로서 한창 성장할 나이임에도 최지우는 ‘겨울연가’의 성공으로 인해 청순가련의 여주인공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물론 최지우의 연기 커리어가 ‘겨울연가’로 끝난 것은 아니다. 이후에도 최지우는 한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까지 오가며 여러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러면서 최지우는 틈틈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누구나 비밀은 있다’나 ‘무영검’ 같은 영화에도 출연해봤지만 한 번 매겨진 ‘지우히메’의 이미지는 그리 쉽게 벗겨지지 않았다.

 

그런 최지우에게 변신의 기회를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드라마가 아닌 예능이었다. 최지우는 나영석 PD가 연출한 ‘삼시세끼’에 게스트로 출연해 단 한 번 출연만으로도 편안하고 털털한 매력을 선보이며 정선 옥순봉의 안방마님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영석 PD는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이서진과 최지우의 묘한 화학작용을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으로 이어나간다. 최지우가 10년에 걸쳐 벗고자 했던 ‘지우히메’의 청순가련함은 이 두 편의 예능으로 비로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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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방송된 '두 번째 스무살'에서 최지우는 발랄함부터 슬픔까지 다양한 연기를 한 회 안에 넘나들며 한층 풍부해진 연기를 선보였다 [사진 = tvN '두번째 스무살' 방송화면 캡처]

 

드디어 ‘지우히메’를 떨친 최지우에게 찾아온 첫 번째 무대는 28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새 금토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이다. 이 드라마에서 최지우는 기존의 다른 드라마에서 최지우라는 배우가 연기했던 인물들과 상당히 다른 인물인 ‘하노라’를 연기한다. 19세의 나이에 임신해 결혼하고 평범한 가정주부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로 살아왔고, 무식하니 이혼하자는 남편의 말에 공부를 다시 시작해 38세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 아들과 대학동기가 되는 엄마. 최지우가 엄마 역할을 연기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한국 드라마에 ‘하노라’ 같은 캐릭터가 그리 흔하지도 않은 것은 사실이다.

 

‘두 번째 스무살’에서 ‘지우히메’를 벗고 ‘하노라’를 만난 최지우의 연기는 물 만난 고기와도 같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고도 항상 연기력에 대해서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던 최지우는 ‘하노라’를 만나며 감정을 자유자재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하노라’에는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에서 보여준 최지우 본인의 발랄함과 ‘겨울연가’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보여준 차분하면서 슬픈 이미지, 그리고 최지우에게 어느덧 덧입혀진 세월의 무게가 만들어내는 농익은 매력까지도 모두 담겨져 있다.

 

29일 방송된 ‘두 번째 스무살’ 2화에는 ‘하노라’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선 최지우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신을 알아보고도 꼬박꼬박 “아줌마”라고 말대꾸하는 고등학교 동창이자 이제는 대학교수인 차현석(이상윤 분)과의 관계에서 보이는 코믹하면서도 신경질적인 모습, 이혼하자는 남편 김우철(최원영 분)과의 관계에서 보이는 우울함과 슬픔, 그리고 38세의 나이에 첫 경험하는 대학생활에 한껏 기대하다 자신을 무시하는 학생들과 교수의 시선에 시무룩 풀 죽는 모습까지 최지우는 다양한 표정과 행동으로 자신의 연기를 마음껏 펼쳐낸다.

 

사실 ‘두 번째 스무살’은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최지우에게 기대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두 번째 스무살’은 29일 방송에서 고등학생 시절 최지우를 짝사랑했던 이상윤과의 관계를 부각시키며 남편 최원영과 이상윤, 그리고 최지우 간의 삼각관계를 살짝 암시하는 눈치도 보였지만, ‘두 번째 스무살’은 기본적으로는 그런 막장 요소는 최대한 배제시킨 채 ‘38세 아줌마 하노라의 15학번 대학 새내기 생활’을 그려내는 트렌디한 드라마다. 그렇기에 ‘두 번째 스무살’의 모든 중심 재미는 최지우가 겪을 대학생활에서 나오고, 여기에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 최원영과 교수로 만난 고등학교 동창 이상윤과의 관계, 엄마인 자신을 무시하는 아들 김민재와의 관계를 통해 38세 하노라의 삶의 애환과 깊이를 담아낼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최지우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드라마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소리다.

 

다행히 ‘두 번째 스무살’에서 최지우가 보여준 시작은 기대 이상으로 상큼하고 발랄하면서도 깊이가 있었다. 최지우가 연기하는 ‘하노라’를 보고 있노라면 왜 진작 최지우에게 이런 배역을 아무도 안겨주지 않은 것일까 아쉬움까지 든다. 아마도 ‘두 번째 스무살’이 끝날 즈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최지우를 ‘지우히메’라는 별명 대신 ‘하노라’로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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