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回目のファンレタ-

조회 수 3269 2002.02.08 05:33:57
토미
      어느 날
      예정도 없이 찾아온 당신은
      아물지 않았던 내 가슴에 상처를
      깨끗이 씻어주곤 했었지

      당신의 깊은 눈빛속에
      나라는 존재가 그렇게
      소중한 것인지 설마 몰랐었지

      당신으로 인해
      먹구름은 물려가고
      햇살이 내리는 내 얼굴엔
      웃음이 환히 피기 시작했지

  지우씨... 시간에 많이 지난 다음에 예전에 내가 누군가에게 쓴 글을 다시 보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서두에 적은 시詩도 제가 아름다웠다고 기억되는 그 사람에게 쓴 글 속에 있던 시입니다.
  그때는 시집 참 많이 보았는데......
  더 뒤적여보니 날짜와 이런 글이 써 있네요.

  98.7.2. 난 바램이 있다. 너를 빨리 데려오고 싶은 바램을 가지고 있다. 저 하늘아래 가장 가까운 달동네의 삭월세방에 살더라도 너만 내 곁에 있다면 세상 어느 것도 두렵지 않고, 지금 나보고 발가벗고 춤을 추라고 해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럴 수 있을 거 같다. 내 처음이자 마지막인 네가 보고 싶다. 너의 숨소리, 너의 발소리, 너의 짜증난 목소리가 그립다. 내가 새라면 지금 당장 날아갈텐데.

      저 하늘로 자유롭게 날 수는 없을까?
      지금 그 곳으로 떠나고 싶은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날개가 없기 때문이야
      하지만 포기는 싫어
      그것은 어리석고 못난 짓이니까
      그 날개를 찾으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살고 싶어
      저 바닷가 끝없는 수평선 사이로
      정해놓지 못한 목적지를 향해
      날아가는 철새들처럼
      길고 긴 여행을 하고 싶어

  지우씨... 저도 그 때는 참 유치한 글을 많이 썼네요.
  저 흉보는 거 아니죠...
  그럼 지금부터 당신에게 보내는 열두 번째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지우씨... 4부 중간쯤 보다 보면 당신과 민형이 스키장에 가기 위해 양옆으로 눈雪이 쌓인 길을 가면서 나누는 대사臺詞중에 이런 대사가 있었죠.
  민형이 당신에게 말하죠.
      "유진씨, A형이죠? 솔직하고, 자기 감정 잘 못숨기고, 거짓말도 못하는데.....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늘 가슴에 묻어두고 자기 자신한테만 하고... 안 그래요?"

  이 대사를 들으며 전 그 사람을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 사람도 A형이었던 거 같아요.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 텐데...... 말하지도 못하고, 항상 참기만 하고, 화가 나면 혼자 속으로 풀고 제 앞이나 그 사람 부모님 앞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환하게 웃고......
  참 많이 힘들어했을 거 같아요.
  제가 민형이의 품성을 그때 가지고 있었다면...
  '후회의 씨앗은 젊었을 때 즐거움으로 뿌려지지만, 늙었을 때 괴로움으로 거둬들이게 된다.'는 콜튼의 말처럼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에서야 느낍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했다는 것을...
  글이 자꾸 다른 쪽으로 빠지네요.
  조심해야겠어요.

  지우씨... 4부 스키장신ski場scene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굉장히 피곤했었나 봅니다.
  착각錯覺인지는 모르겠는데, 민형이 담배를 물고 있다가 연기를 내뱉고, 준상이 담배를 물고 있는 장면이 겹치는 곳에서 당신이 카메라를 드는 장면이 있었죠.
  그 장면에서 당신의 눈 밑이 검게 보이는 것이 저에게 측은惻隱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지우씨... 산장에서 민형과 난로煖爐앞에서 대사를 나눌 때의 당신의 눈을 보았습니다.

  당신은 민형과 단 둘이 있는 것이 어색한 듯, 아니 자신의 마음이 흔들릴까 두려운 듯 난로 옆에 앉지 못하고, 수첩에다 뭔가를 확인하듯 적고, 민형은 그런 당신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죠.
      "너무 열심히 그러지 마요. 안 그래도 충분히 감동 받고 있으니까...."
  당신이 아무 말도 없이 쳐다보자, 민형이 말하죠.
      "좀 앉아요. 내가 불편해서 그래요...."
  당신은 이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난로 옆으로 다가와서 나무의자에 앉고, 민형은 당신을 보며 말하죠.
      "유진씨.... 유진씬 말을 너무 아끼는 것 같아요.
       나한테 아무 것도 궁금하지 않은 여잔 처음이라 좀 적응하기 힘드네요."
  당신은 이 말에 이렇게 답하죠.
      "할말 없어요."
  민형은 이 말에 당신을 쳐다보며 멋쩍은 듯 웃으며 말하죠.
      "농담한 건데 그렇게 말 자르니까 좀 쑥쓰럽네요..."
  민형은 그래도 멋쩍은 게 가시지 않은 듯 난로를 쳐다보다가, 자신의 신발을 쳐다보면서 많이 젖었다며 여기서 신발을 말리자고 당신을 보며 말하죠.

  여기까지의 당신의 눈은 자세히 볼 수가 없었는데, 이 다음 대사부터는 당신의 눈眼이 보이더군요.

  당신은 신발을 난롯가로 옮겨주는 민형을 보며, 학교 담에서 신발을 신겨주던 준상이 생각나는 듯, 빨갛게 부운 눈으로 갑작스레 민형에게 묻죠.
      "어디서 고등학교 나오셨어요?"
  이 말에 민형은 당신을 쳐다보죠. 마치 이제야 자신에게 궁금한 것이 생겼냐는 듯...
  당신은 혹시 준상이가 자신에게 장난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다급하게 묻죠.
      "어느 고등학교 나오셨냐구요? 미국에서 다녔어요? 정말 미국에서 다녔어요?"
  민형은 당신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하죠.
      "네. 미국에서 다녔어요."
  당신은 민형이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다는 듯, 또 묻죠.
      "춘천... 춘천 알아요? 춘천 제일 고등학교 기억 안 나요? 한국에서 산 적 한 번도 없어요?"
  이 말에 민형은 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하죠.
      "하나씩 물어봐요...... 유진씨 그동안 어떻게 참았어요."
  당신은 이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민형의 얼굴을 쳐다보죠. 4부에서 상혁에게 말하는
      '내가 잊고 싶어도 내 눈眼이 준상이 얼굴을 기억해.....
       내 가슴이 준상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구.......'
  처럼 당신이 기억하는 준상의 얼굴을 찾으려는 것처럼요. 그러자 민형도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는 것처럼 당신을 쳐다보죠.
  당신이 민형의 얼굴을 보며 이렇게 말하며, 민형의 안경을 벗기려고 하죠.
      "안경 한 번 벗어 보실래요?...... 안경 한 번만 벗어보세요?"
  민형은 당신의 행동에 당황하며 이렇게 말하구요.
      "유진씨......."
  당신은 아직까지도 민형에게서 준상의 얼굴을 보고 있는 듯 쳐다보자, 민형은 더욱 더 이상하다는 듯 마주 보구요.
  당신은 민형의 얼굴을 보다가, 4부 처음에 나오는 채린이의 말("너도 알다시피 준상이는 죽었잖아.")이 생각나는 듯 고개 숙이며 이렇게 말하죠.
      "죄송합니다.
  민형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듯 걱정스러운 어투로 말하죠.
      "무슨..일이예요? 유진씨 나 만날 때마다 이렇게 자꾸 이상해지는데 무슨 이유라도?......"
  당신은 이 말에 민형을 보며, 혹시 이야기를 하면 이해해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말하죠.
      "내 말... 믿어줄 수 있어요?"
  민형은 혼란스러운 듯 쳐다보고, 당신은 민형을 보며 말하죠.
      "사실은... 이민형씨..."

  지우씨... 전 당신이 '연기를 잘 한다' 혹은 '못 한다'식의 평가는 내리지 못 합니다.
  다만 '겨울연가'에서의 당신의 눈을 보고 있으면, 그냥 불쌍해요. 측은惻隱하구요.
  세상에 저런 운명을 가진 여자가 실제로 있다면... 그 여자는 어떻게 살아갈까...
  살기야 하겠죠. 죽지 못한다면......

  지우씨... 글이 많이 길어진 거 같네요.
  여기서 이만 줄여야겠어요.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시편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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