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씨 홈피에서

조회 수 3331 2002.05.06 08:40:08
강현숙

안녕하세요?  배용준입니다.
  
<겨울연가>속 준상과 민형으로 사는 동안 어느덧 겨울이 가고 봄이 왔군요. 저는 이제 거의 모든 스케줄을 일단락 짓고 짧은 휴식에 들어가려 합니다. 그 전에 여러분에게 고답단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아니, 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겠군요.  이제야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된 것을 말이에요.

사실 글을 남긴다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웠어요. 이곳에 있는 많은 글들이 저에게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에요. 칭찬과 질책 모두 말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약간 관점이 다른 글을 접할 땐 이게 아닌데..하는 마음이 앞서고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글이란 것이 때론 읽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의도전달이 잘 안 될 수도 있어서 어떻게 하면 제 생각과 마음을 여러분께 잘 전달 할 수 있을까...고민 많이했거든요. 다른 사람들이야 어찌 됐든 우리 가족들과는 서로의 생각을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이제야 글을 남기게 된 제 마음이 조금은 설명되었나요?  

그럼 지금부터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이야기를 드릴께요. 먼저 겨울연가를 끝까지 사랑해주시고 민형과 준상을 애정있게 지켜봐주신 것 무엇보다도 감사드립니다. 너무 상투적인 이야기로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배우에게 있어 많은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났다는 건 매우 의미가 깊은 일입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저의 힘은 아니었지만 제 노력도 어느 정도 인정받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에요. 이 자리를 빌어 너무나 고생하신 감독님과 모든 스텝과 동료배우와 사무실 식구들에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여러분의 존재였어요.
저를 사랑해주고,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그 존재감은 제 마음에 커다란 사랑과 감동으로 다가왔고 그 사랑 또한 다름 아닌 가족애로 느껴졌죠. 아직도 잊지 못해요. 추운촬영장에서 손수 음식과 약을 건네 주셨던 분들, 고이고이 접은 만원 짜리 몇 장을 쥐어주시던 분과 대만에서 오셨던 분들, 그리고 드라마 종료 후에도 싸인회에 와 주셧던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저를 그저 아들로, 동생으로, 오빠로 형으로 여겨주시는 것만 같아 그 과분한 사랑에 저절로 감사하게 되는 군요. 하지만 특히 싸인회 때에는 모든 분들과 만나지 못한 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곳이 단지 저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기에 먼 걸음 하시고 장시간 줄서고 기다리시고 혹은 되돌아가시는 여러분들에게 너무나 미안해서 다시는 이런 공식행사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팬에 대한 보답은 그저 열심히 노력하고 일하는 것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과의 만남은 너무나 커다란 여러분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었고, 여러분들에 대해 하나씩 생각하고 느끼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런 나의 가족들에게 특히 더 진솔해지고 싶은 마음 뿐 입니다.

내일이면 또 다시 여러분을 뵙게 되는 군요.
어떻게 하면 모든 분들과 만날 수 있을까..이런 저런 생각이 앞섭니다.
하지만 먼저 여러분과 저의 즐거운 만남을 위해서, 또 여러분 앞에 더 솔직한 모습으로 서기 위해서 최지우씨의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해요. 최지우씨는 참 순수하고 착한 사람입니다. 사람을 대할 때 벽을 두지 않고 타산적인 행동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오해와 관심을 많이 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 좋은 동료입니다. 호텔리어 이후에도 조금은 경직되어있던 제게 겨울연가에선 편안한 파트너였습니다. 작품에서 상대방과의 파트너쉽이나 감정몰입은 그 작품의 질을 결정짓습니다. 매 작품에서 그런 과정을 거쳤었고 작품이 끝나면 어김없이 제자리로 돌아왔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좀 그 과정이 좀 달랐다고 해야할까요? 제자리로 돌아오는 마음에 궁금증이 조금 남은 것이지요. 한 사람에 대한 궁금증 말입니다. ‘아,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 그리고 그런 궁금증이 드는 제 자신이 궁금해 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막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내가 더 좋게, 가슴이 따뜻하게 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으니까요.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될 수록 사람이 좋은 쪽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은 노력과 자신에 대한 애정이 없인 매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과 지나친 배려 덕에 그 궁금증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그래왔듯 기회를 주지 않는군요.
저는 매우 신중한 사람입니다. 지금 제 나이와 제 상황과 앞으로의 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고 책임지려 합니다. 지금 제 상황에서 한 사람과의 만남의 시작과 지속은 곧 결혼이라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사람을 알아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요. 진정한 친구를 느끼기에 5년이란 시간도 적습니다. 하물며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발전하기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과 책임이 필요한 법입니다. 아직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만 더 사람들을 편하게 만나며 궁금증을 풀어가고 싶을 뿐입니다. 그때그때 머릿속에 스치듯 드는 모든 생각들이 다 내 것이고 다 맞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신중하게 검토하고 옳다는 결론이 내려질 땐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신문이나 TV나 혹은 제 3자들이 제 생각과 감정을 확실히 이해하고 전달해 줄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주관이 섞인 저의 겉모습일 뿐이니까요.

무엇보다도 제가 이번 일을 통해 무엇보다도 실망한 것은 ‘언론의 태도’였습니다.
사실이 아닌 일을 확인도 하지 않고 큰 ‘꺼리’로 만들어 대중들에게 억지로 한바탕 소란을 피운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저마다의 보도에선 주객이 전도 된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달 22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있었던 앙드레 김 선생님의 패션쇼는 그 의미가 매우 큰 것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축제인 2002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자리이기도 했고 세계적 명물 오페라하우스에서 패션쇼를 열어 세계인에게 한국의 문화와 패션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세계 속의 한국이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제가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작업을 오랜기간 준비하시고 성공으로 이끄신 앙드레 김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문화와 연예계 전반의 소식을 올바로 전하고 대중들의 인식을 고취시켜야 하는 매스컴은 이런 훌륭한 행사보다는 일개 모델들의 스캔들 취재에 열을 올렸고 심지어 모 방송에서는 이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스캔들 취재의 증인으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뵙고는 동기를 제공한 제 자신이 얼마나 창피했는지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황색언론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간 요즘, 선생님께 꽃다발이라도 한 아름 들고 찾아 뵈야 할 것 같아요.

너무나 말이 길어졌군요.다음에는 한꺼번에 이렇게 긴 말을 쓰지 않도록 자주 찾아 뵐께요.저는 요즘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시나리오들을 읽어보고 있어요.‘영화’라는 자체가 제게 소중한 만큼 그동안 많이 기다리고 미뤄 온 듯해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배용준은 걱정 마세요. 올바르고 행복하고 멋지게 살 겁니다. 하지만 ‘배우 배용준’이 되기 위해선 저의 노력의 바탕 위엔 여러분의 관심과 칭찬과 충고와 질책이 필요합니다. ‘배우 배용준’은 그런 여러분의 도움 없인 될 수 없다는 것 아시죠? 여기를 그런 우리 공통의 바람을 같이 이루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조만간 노력하고 발전 된 모습으로 찾아 뵐께요.


여유있고 행복한 꿈을 좇는 하루하루를 살아 가시구요, 저도 그렇게 한 걸음씩 가겠습니다. 오늘 모두 편안하게 주무시구요, 내일 즐거운 모습으로 뵙길 바랄께요.
감사합니다. ^^

2002년 5월 3일  배용준 드림.

댓글 '2'

소녀

2002.05.06 12:16:46

용준님 글...이곳으로 퍼옴이 쫌 그렇네요...용준님은 본인 팬들을 위해 글쓰신건데..이 글이 왜 여기까지 와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우먼

2002.05.10 16:25:20

이게 뭐닙까 ~~~ 너무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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