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回目のファンレタ-

조회 수 3549 2002.02.07 08:32:50
토미
  지우씨... '겨울연가' 4부에서 당신이 민형을 사무실에서 처음 만나고, 채린을 찾아가서 민형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묻다가 채린에게 "너도 알다시피 준상이는 죽었잖아? ......."는 말을 들을 때의 표정이 열한 번째 글을 쓰는 서두에 생각이 납니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믿고 싶지 않는 사실이지만... 확인이라도 해 주겠다는 듯 말하는 채린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원망이라도 하는 듯, 아니 당신도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멍해 있다가 채린의 가식있는 위로에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말하고 황급히 뛰어나가는 당신.

      "엉... 괜찮아... 그래. 너 말이 맞어... 준상이... 죽었어. 죽은 거 아는데....."

  지우씨... 위에 있는 대사를 들으면서 당신에게 소설 '은비령'에 있는 한 문장을 적어드리고 싶네요.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별이 공전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데는 2천 5백만년이 걸립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또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별에 있어도
       그 시간 후면 윤회해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기다리세요."

  지우씨... 글을 쓰면서 가끔씩 당신과 배역중의 유진이 혼동이 됩니다. 마치 시공을 넘나드는 타임머신처럼요.
  당신은 현명하고 총명하니 이해하고 읽으시겠죠.
  그럼 적어 나가겠습니다.

  지우씨... 저는 유진이 이민형이라는 사람을 만나기... 아니 대학로에서 보기 전까지는 도종환 시인의 시詩처럼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처음 내 곁을 떠났을 때 나는 이것이 이별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 안에 있고 나 또한 언제나 당신이 돌아오는 길을 향해 있으므로 나는 헤어지는 것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꾸 함께 있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이것이 이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별은 떠날 때의 시간이 아니라 떠난 뒤의 길어지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인가 합니다.
  당신과 함께 일구다 만 텃밭을 오늘도 홀로 갈다 돌아옵니다.
  저물어 주섬주섬 짐들을 챙겨 돌아오면서 나는 아직도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당신이 비록 내 곁을 떠나 있어도 떠나가던 때의 뒷모습으로 서 있지 않고, 가다가 가끔은 들풀 사이에서 뒤돌아보던 모습으로 오랫동안 내 뒤를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헤어져 있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가도 이 세상이 다 저물기 전의 어느 저녁 그 길던 시간은 당신으로 인해 한 순간에 메워질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민형이라는 사람을 본 후로는 'D. 포페'라는 시인의 시詩가 생각이 나지 않았을까요.

   한 순간만이라도
   당신과
   내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당신도
   알게 될 테니까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우씨... 4부 중간쯤 보다 보면 당신과 민형이 스키장에 도착해서 일을 하는 장면 중에서 첫 번째 장면의 대사가 이렇죠.

  민형이 당신이 추워서 호호 손을 녹이는 등뒤에서 옷을 걸쳐주며 이렇게 말하죠.
      "많이 춥죠?"
  그러면 당신은 부담스러운 듯
      "괜찮아요."
  라구 말하구요. 그러면 민형은 웃으며 이렇게 말하죠.
      "안괜찮아요. 입술 파래졌어요."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듯
      "그래도...... "
  라고 말하면, 민형은 걸쳐준 옷을 여며주며 이렇게 말하죠.
      "내가 자꾸 말시키는 거 싫죠? 그럼 나, 신경쓰이게 하지 마요."
  당신이 수긍하는 거 같아 보이자, 민형은 당신에게 장난기있게 말하며 돌아서죠.
      "잘 어울리네요. 트렁크에 있던 거라 냄새날 지도 몰라요."

  제가 이 대사를 적은 이유는 민형이 당신에게 걸쳐준 옷의 정확한 명칭을 당신이 알고 있나 해서요.
  제가 아는 것이 맞다면 그 옷의 정확한 명칭은 '아노락Anorak'이 맞을 거예요.
  <알프스의 젊은 대장>이라는 영화에 1956년 동계올림픽 3관왕인 토니 자일러가 입고 나와 스키웨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아노락'이요.

  지우씨... 원래 '아노락'은 에스키모어로 에스키모인들이 입는 '모자가 달린 방한용 모피상의'를 말하는데, 그것을 유럽의 모험가들이 가지고 돌아와서 소개해서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스키웨어 등의 방한용 옷으로, 또는 등산에서 입는 옷으로 사랑을 받게 되었답니다.

  지우씨... 당신이 상혁이의 전화를 받고 난 후에, 다른 곳으로 가고 있는 도중에 민형과 나누는 대사가 있는 장면 기억하십니까?

  민형이 당신에게 이렇게 묻죠.
      "유진씨는 결혼하면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요?"
  이 질문에 당신은 이렇게 답하죠.
      "그런 거 생각 안 해봤어요."
  그러면 민형은 이상하다는 듯이 묻죠.
      "이상하네? 사랑하는 사람 생기면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
       침실은 어떻고 현관은 어떻고 주방은 어떻고.... 뭐 이런 거 생각하지 않나요?"
  당신은 잠시 뭐를 생각하는 듯한 눈빛으로 이렇게 말하죠.
      "글쎄요.... 정말 사랑한다면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요."
  이 말에 민형은 호기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유진을 보며 말하죠.
      "그럼 뭐가 중요해요?"
  당신은 마치 준상이를 바라보고 얘기하는 듯 앞만 보며 말하죠.
      "외형적인 집은 문제가 안된다고 봐요.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서로의 마음이 제일 좋은 집이잖아요."
  이 말에 민형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당신을 쳐다보죠.
  그리고 자신이 채린에게 말한 '사랑하는 사람 마음에 짓는 집이야'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듯 살포시 웃고 당신의 뒤를 따라가는 민형의 모습까지 나오는 장면이요.

  지우씨... 저도 당신의 말에 찬성을 했었죠, 얼마 전까지는요.
  그런데 지금은...

  지우씨... 당신이 현장 사람들과 산장으로 가면서 민형이 걸어간 발자국을 따라 걷는 장면이 있었죠.
  제가 당신이 동상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본 장면이요.
  그 장면을 보다가 보면 회상신回想scene이 나오죠.
  춘천 호숫가에서 당신이 앞에서 걷고 준상이 뒤에서 걷다가 준상의 왼발이 당신의 왼발 뒤꿈치를 밟는 장면이요.
  준상이 당신의 발꿈치를 밟자, 당신이 뒤돌아 서서 준상의 왼발을 보며 말하죠.
      "뭐해......?"
  그러면 준상은 숨바꼭질하다가 술래에 잡힌 듯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죠.
      "발자국 밟기"
  이 말에 의아한 듯 당신이 준상이를 쳐다보자, 준상이가 멋진 미소를 지으며 말하죠.
      "나도 너 기억해 주려고......"
  그리고 호숫가 옆으로 난 길에서 당신과 준상이 서로의 발자국을 밟으려는 장면이 나오구요.

  지우씨... 저 이 장면을 생각하고 글을 쓰는데, <칼릴 지브란>의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이라는 글귀가 생각이 납니다.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

  지우씨... 저 지금 나가봐야 해요.
  일 때문에 대전에 잠깐 갔다와야 하거든요.
  갔다 와서 시간이 괜찮으면 4부 다시 한 번 보고 그때 또 쓸께요.

  그럼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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