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영진 기자] 배우 최지우에게 '눈물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갑갑한 느낌이다.

최지우가 지난달 26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20년차 배우의 내공을 드러냈다. 로맨스에 특화된 배우라는 인상이 강했던 그가 '박복녀'라는 캐릭터로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맹목적으로 짝사랑한 스토커 때문에 사랑하는 남편, 아들을 한 순간에 잃어야 했던 박복녀는 최지우를 만나 생명력을 가졌다. 순수하고 청순하던 배우에게 '카리스마'라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담기는 순간이었다.

"작품을 선택했을 때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굳이 '네 장점이 드러나지 않는 작품을 하려고 하느냐'였죠. 연기자로서 가지고 있는 무기가 있는데 그것과 상관없는 작품을 굳이 해야하냐는 걱정이요. 반면에 지금까지 하나의 캐릭터를 해왔으니까 변신을 해보면 어떠하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어요. 반반이었죠. 저요? 전 '수상한 가정부'를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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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의 안방극장 복귀는 2년 만이었다.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는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오랜만에 우리나라 팬들과 만나는 만큼 최지우는 남다른 각오로 촬영에 임했다.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과 함께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스릴러 풍의 작품은 그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저는 대본을 보자마자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은 아니었나봐요.(웃음) 감독님이 종영파티 때 그러시더라고요. 저만이 아니라 하고 싶어했던 배우가 꽤 많았다고요. 그러면서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라는 배우가 나름대로 스릴러나 액션물을 해도 어울리겠다 싶었다고요. 기분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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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수상한 가정부'는 '유독' 힘들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았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분장에 수 시간이 소요되는 사극은 더더욱 아니었지만 여느 드라마와 비교할 때 밤샘 촬영이 유독 많았다. 쪽잠으로 일주일을 나기도 했을 정도로 빠듯했다.

"사실 쉴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어요.(웃음) '수상한 가정부'를 하면서 잠은 사치라는 걸 알았죠.(웃음) 잘 시간도 없고 씻을 시간도 없고. 촬영이 즐겁고, 배역이 소중하게 느껴지다보니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아이들하고 호흡을 맞춘 작품이 처음이었어요. 한 신에 들어가는 인원이 보통 8명 정도가 되니까 뭘해도 떼샷이 되더라고요. 자연히 촬영시간도 길어지고요. 많은 작품을 해봤지만 이렇게 잠을 못 잔 경우는 처음이었어요. 우스갯소리로 '이쯤되면 쓰러질 법한데 왜 안 쓰러지지?'라고 했을 정도로죠.(웃음)"

박복녀에 대한 최지우의 애정을 상당했다. 캐릭터를 잡아가던 극 초반, 촬영장에서는 활짝 웃어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다. 가장 자주 등장했던 대사 '네, 알겠습니다'를 가장 박복녀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각 음절마다 악센트를 넣어 읽어보고, 모니터를 받았다.

"초반에 박복녀가 가지고 있는 딱딱한 느낌이 좋았어요. 어느 정도 지나가면서 복녀 특유의 톤이 잡혔죠. 보시는 분들이 너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로보트 같다고들 했지만 20부작이니까 초반에는 그 감정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그러다보니 중반에서 끝으로 가면서 감정이 드러나고, 모성애라든가 분노를 표현할 때 감정이 남다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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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가정부'에서 최지우는 예쁘지 않았다. 타고난 미모야 어디가겠냐만은 회색 패딩점퍼만 주구장창 입고 나온 덕분에 단벌숙녀가 됐다. 단조롭고 투박한 컬러, 디자인은 여배우로서 아쉬울법도 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비주얼은 완전히 포기했어요. 저 그동안 예쁜 거 많이 했잖아요. 좋은 거 입고, 비싼 가방 들고. 아쉬운 건 없었어요. 그런데요, 패딩 한 벌 아니에요. 의상팀에만 열벌이 넘는 패딩이 있었어요. 저에게는 5벌이 있어서 번갈아가면서 입었죠.(웃음) 그 옷이 은근히 때가 많이 타는 컬러거든요. 셔츠도 은근히 많이 갈아입었어요. 똑같은 옷을 입은 적이 없을 정도로요. 단추 포인트, 어깨주름 등이 미묘하게 달랐어요."

박복녀에게 모든 걸 쏟아부었던 최지우는 이제 잠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화려한 솔로로서 당당하게 연말을 즐기겠다는 각오다.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이라며 매일 영화관에 갈 것이라며 특유의 순진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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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수상한 가정부'를 하면서 스릴러 같은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액션은..힘들 것 같아요.(웃음) 겁도 많고, 몸이 재빠른 몸이 아니어서, 합 맞추는 것조차 겁이 나요. 내가 실수하면 상대 배우가 다칠까봐 가짜 칼을 들고 있어도 겁이 나요. 지금 좋은 작품 보고 있거든요, 내년에는 안 쉬고 활동하려고요. '수상한 가정부'에 힘을 불어넣어 주셨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웃음)"

 

 

최지우 "엄마, '수상한 가정부'가 제일 재밌었대요"

 

[OSEN=임영진 기자] 배우 최지우의 어머니가 딸의 출연 작품 중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를 가장 재미있었다고 평가했다.

최지우는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엄마가 (내가 출연한 작품 중) 이번 드라마가 제일 재미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엄마는 딸이 나와도 재미없으면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편"이라며 "결론이 어떻게 되냐고 자꾸 물어보셨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안 가르쳐 드렸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촬영하면서는 엄마를 볼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일주일에 한 번 볼까말까였다. 작품과 관련해 조언해주기 보다는 딸이 힘들어 하니까 많이 위로해주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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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상한 가정부'는 사고로 아내를 잃은 은상철과 4남매가 사는 가정에 어느 날 절대 웃지 않는 정체불명의 가사도우미 박복녀가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 NTV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지난 9월 23일 첫 방송됐으며 지난달 26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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