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서(6) - 참회록

조회 수 3513 2002.04.14 04:47:46
김상덕


겨울연서(6) - 참회록



멀리서 스쳐 지나가는 불빛을 보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아직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 때문인가요 ?
                만나고나면 더욱 초라해질 제 자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인가요 ?


제 자신에 대해서... 자꾸 뒤돌아봐 집니다...
인간은 환경과 암시의 지배를 받는 동물인가요 ?
사람들의 살아온 발자취를 보면 환경과 젊은 시절의 암시로 인하여
진로가 결정된 사람이 많은것 같습니다
타의에 의한(환경과 부모로 인한) 직업선택과 결혼, 숭배자나 암시자를 의식한 결정, 충격에 의한 자포자기 결정 등...
단 한번 뿐인 인생을... 세월을... 돈 때문에 잘못된 신념때문에...
자신의 꿈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서글픈 현실속에서...
아마... 그것이 우리의 인생살이며.. 삶이겠지요...
우리의 선조세대가 살아온 한(恨)의 역사처럼...    

2등의 철학... 존경의 철학 아닐까요 ?
1등이 된다는 것, 최고가 된다는 것... 엄청난 자기희생을 필요로 합니다
단 한번뿐인 인생을... 남보다 우월적 지위와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자신과 가족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진하는것이 과연 성공적인 삶일까요 ?
회의감이 듭니다
물론... 특별한 예외는 어느 경우나 있고...
성공의 기준도 각자 다르겠지요
1등에의 실패는 2등이 아닌 꼴등이 된다는 것이 사실일까요 ?
노(老) 대통령은 1등에 성공했지만... 설령 실패했어도 보통사람보다는 성공적인 삶이 었다고 평가 받을 것이지만... 보통사람의 경우에는 ?

처음부터 2등을 최고로 알고 지위와 부와 명예보다
소박한 꿈과 사랑과 행복을 추구하는 자세가 더 값진 삶을 사는 자세가 아닐까요 ?
'너 자신을 알라'... 능력을 알고, 위치를 알고, 현실을 알고 행해야 후회없는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철학자의 교훈 아닐까요 ?
상처뿐인 영광보다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2등이 값진 인생 아닐까요 ?

겨울연가에서 인생철학을 느낍니다
상대를 위하면 돌고돌아 어느땐가 자신이 위함을 받게된다는...  
상혁과 준상(민형)의 관계를 통해서...

저는 평범하지만 겸손하고 포용력있는 사람을 다시한번 눈높여 쳐다봅니다
제 자신이 그러지 못했으니까요...
저는 20세 시절 스스로를 최고라는 자만심과 우월감에 빠져 있었고, 누구의 충고도 듣지않는 고집불통 이었지요
그 당시 누가 저에게 이런 인생충고를 했다면...
초인적인 아돌프 히틀러를 숭배하고 히틀러의 카리스마에 철저히 빠져있었던, 자신만만한 눈빛의 신념주의자였던 저는 틀림없이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 흥~ 자기가 못하니까, 능력이 안되니까 나까지 못하도록 내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군 !
그렇게 부정적으로, 소극적으로 생각하니까 성공할 수 있나 ?
바위같은 신념, 강철같은 의지만 있으면 이 세상에 불가능 한 것은 없다 !!!
세상은 성공자와 실패자가 있게 마련 !
너는 못해도 나는 할 수 있다 !!!
내가 누군데...! "

현실을 외면한 잘못된 신념은 후회만 남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히틀러를 숭배한 것이 제 자신을 단련시키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것이 잘못된 사고방식 이었다는 것은 오랜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깨달았을 정도로
저는 어리석었습니다
유(柔)는 강(强)보다 강하다는 것을... 펜은 검보다 강하다는 것을...
사랑만큼 강한것은 없다는 것을...
왕위를 포기하면서까지 사랑을 선택한 영국 국왕을 보고,
히틀러가 진정 사랑에 빠졌었다면... 그래도 2차대전이 일어 났을까 ?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제 자신 어느구석에 문득 히틀러의 망령이 묻어있는걸 발견하고는
서둘러 떨쳐버립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 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준상(민형)의 성격을 좋아합니다
마음이 너그럽고, 다정하고, 친절하고, 웃는(낙천적인) 성격이기 때문이지요
제 성격과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겨울연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가장 충격적인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 충격은 제 성격을 완전히 바꾸려고 결심한 동기가 되었답니다
평생성격은 20세 이전에 고정된다고 합니다만...
습관은 11개월 사이클로 교정할 수 있다니까요...
습관을 통해서... 행동을 통해서... 성격을 고치려 합니다
필사적으로... 반드시 !

성격이 고쳐지면... 관상도... 그리고... 운명도 바꾸어 지겠지요...
저는 아직까지도 숙명이라는 말을 거부하는 쪽입니다
운명의 필연성보다는 선택성을 믿고 있습니다
제 운명이 어둠의 여신속에 잡혀있다면... 이제는... 필사적으로 탈출해서...
새벽의 밝은 여신속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저는 친구에게는 존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동년배는 존경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단 한사람... 진실로 존경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 지위도, 학벌도, 돈도 없으며 잘 생겼거나 특출하지도 않습니다
               막걸리를 좋아하고, 먼 시골에서 작은 가게를 하고 있고,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저와 달랐습니다
꾸밈없이 솔직했으며, 다정했고, 이해심과 존중심이 있었으며, 낙천적 이었습니다
어느때 부터인가 마음속으로 그를 존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23세 때부터 인 것 같습니다
어느땐가는... 그가 잘못한 것을 뻔히 알면서도... 궁지에 몰린 그를 위해서
나이많은 어른과 몸으로 싸우기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결정적으로 그 친구를 존경하게 된 동기는 그 친구의 인간성을 알고부터 입니다

그는 20살에 장인과 싸우면서까지 나이가 2살 많은 부인과 결혼한
단순하면서도 생각 깊은 사람입니다
어느날 저한테 와서 말하더군요... 저는 듣고만 있었습니다...

" 무식한 놈들... !
다른 사람들은 내 마누라 무식하다고 할 줄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네...
양복입고 회식하는 자리에서 마누라가 가닥김치를 손으로 잡고 찢더니 입에 넣고 먹더구만...
사람들이 쳐다보는데도...
그래서.. 나도... 손으로 김치를 찢어서 함께 먹었다네...
뭐가... 잘 못 되었는가 ?
... 무식하다고 한다네...
그 놈들이 무식한 놈들이지... ! "

아~ 아~~~ 나라면 그럴 경우에 어떻게 했을 것인가 ?
챙피하다고... 품위를 지키라고... 핀잔을 주거나 가르치려 했지 않았을까 ?
사랑이고 부부고 하는 단어를 떠나...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자세...
' 아~아~ 정말 대단한 친구다... 정말 훌륭한 남편이다... 정말 존경스럽다... '
그 당시 제가 느낀 감정입니다

언젠가는... 밤새도록 막걸리를 앞에 놓고... 그 친구 앞에서 한없이 울고 싶습니다
지나간... 잃어버린... 긴 세월을 이야기 하면서...
저를 이해하고... 제 마음을 완전히 털어놓고 이야기 할 사람은 그 친구밖에 없으니까요...

겨울연가를 보면 우정과 사랑과 인생이 나옵니다
인생과 사랑에 대한 통찰력과 심리묘사가 너무도 절실히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에
더욱 겨울연가를 잊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가 천재적인 시적감성의 주제곡까지...

새로운 모습의 지우씨...
저는... 지우씨가 제 말을 듣고 있어준 것만 해도... 감사하답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스타지우'에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개인회사나 사무실에서 몇분이 '스타지우'를 운영한 줄로 알았습니다
지금도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지만...
'바이올렛' 같이 운영자 소개란이 있었더라면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처음부터 알 수 있었을 텐데...

지우씨를 위해서 애쓰고 계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1'

아린

2002.04.14 17:10:08

안녕하세요..운영자 아린입니다...아린.현주.미혜 이렇게 셋이 운영자랍니다. 그저 지우가 좋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뭉쳤지요...지금은 너무도 많은 가족들로 인하야 따뜻한 홈이 된것 같아요...프리보드에서도 자주뵙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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