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햇살에 반짝이는 북한강.찬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한겨울인데도 아직 붉은 잎이 몇장 남아있는 단풍나무 숲.강을 따라 난 그 숲길로 교복을 입은 배용준과 최지우가 자전거를 타고 지난다.손을 수평으로 뻗어 하늘을 향해 숨을 크게 들이쉬는 최지우.그런 그녀가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배용준.

지난 13일 오전,한폭의 수채화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춘천 남이섬에는 KBS 새 미니시리즈 ‘겨울연가’의 촬영이 한창이다.과연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을 고집하는 ‘가을동화’의 윤석호 PD의 작품이다 싶다.맑고 청순한 이미지의 최지우와 귀공자풍 배용준이 96년 ‘첫사랑’이후 처음 만나는 작품이기도 하다.내년 1월 방영될 ‘겨울연가’는 첫사랑 강준상(배용준)을 사고로 잃은 정유진(최지우)이 10년후 첫사랑과 유사한 외모와 성격을 지닌 이민형(배용준)을 만나면서 엮어가는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

배용준

첫사랑이란 손에 잡힐 듯하다가도 안개처럼 사라지고 만다.남이섬 강가에서 그에게 물었다.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냐고.누구나 만나면 사랑을 하지죠.저도 그런 기억이 있고요.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말 자체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어렵고 힘든 말인데 너무 흔하죠.결혼하더라도 사랑한다는 말을 아껴야지,마흔이나 쉰 정도 되면 그때서야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정답이 없지요.그동안 연출에 대한 생각만 했는데 요즘은 연기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호주 드라마스쿨같은 데 가서 연기 공부를 하고 싶어요.연기의 완성된 끝을 보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은 있지만요.

노력하는 연기자,신뢰감을 주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언젠가 친구인 김태우 사진을 보고 문득 얘는 배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저는 아직은 탤런트이죠.배우라는 호칭에 걸맞은 그릇이 되고 싶어요.

영화.이 작품 끝나면 무조건 해볼 생각이에요.아마 내년 하반기쯤 할 것 같네요.‘호텔리어’ 끝나고 쉬는 동안 미국에 가서 영어공부를 했어요.영어공부 그거 어떻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느낌만 받고 왔지요.2년전 성균관대 영상학과 수시모집에 합격,지난해에는 4포인트대 학점으로 장학금도 받았어요.하지만 이번엔 F도 좀 받을 것 같네요.뭐,대학시절에 한번 받아볼 만한 것 아닌가요.그가 싱긋 웃는다.

완벽한 모습을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제 자신을 표현하는데 벽이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이번에는 부족한 것은 열어두고 조금씩 채워나가려고 합니다.

까다롭게 작품을 고르고,연기에 있어서도 지나칠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해 건방지다는 말을 듣기도 했던 그에게 여유가 보였다.

최지우

누가 그녀를 청순가련형의 대명사라 했던가.그녀는 밝고 활달하고 말수도 많았다.윤석호PD도 “연출이 손대서 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배우”라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한다.

‘겨울연가’에서 최지우는 명랑하고 밝은 성격이지만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역할.첫사랑을 믿느냐고 물었더니 망설임없이 답변이 돌아온다.지나간 사랑에 대해서는 미련을 안둬요.뭐 그만큼 멋진 남자를 못 만났다는 것일 수도 있구요.

5년여간의 연기경력에도 불구,아직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어 아쉽다.스스로 한가지 이미지에 갖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같아 항상 마음에 걸려요.이번 작품은 자기 주장이 강한 밝은 성격이죠.역할도 마음에 들고 너무 설레요.촬영 일정이 늦춰지면 속상할 정도예요.앞으론 욕도 하고,폭력도 쓰는 강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어요.

촬영이 없을 때는 집에 틀어박혀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거나 소설을 읽어요.특히 새벽까지 비디오 보는 걸 즐기죠.주로 로맨틱 코미디를 봐요.특기요? 무특기가 특기라할 만큼 별로 잘하는 게 없어요.무용이요?어디가서 무용전공했단 얘기 절대 안합니다.

연기,정말 어려워요.다른 사람 연기보고 잘한다,못한다 평을 할 순 있지만,자기가 잘하긴 힘들잖아요.저,제 핸디캡 잘 알아요.성격이 급해서 말을 빨리하면 발음이 분명치 않지요.하지만 그것만을 희화화해 놀리는 건 너무 심하단 생각이 드네요.

저 올해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어요.하지만 지난 학기에는 학점이 기준에 못미쳐 지급받기로 한 장학금을 받지 못했죠.촬영 전날까지 기말고사를 치렀어요.이번 학기에는 꼭 장학금을 탈 거예요(멋쩍은 웃음). 겨울연가 끝낸 뒤,본격적으로 영화계에 진출할 생각입니다.

한승주기자 sjhan@kmib.co.kr

댓글 '2'

라라

2001.12.17 15:17:01

두분 참잘어울리네.어딘가 모르게 닮은것같아요. 예전에 cf L.G 광고 보고 항상 이미지가 같다고 생각 헨는데 겨울 연가 사진을 보면 이미지가 참같다는 생각이 드네

검은별

2001.12.17 16:06:00

저..이 사쥔 보며 누군가를 배신할꺼 같은...용준씨하구도 잘 어울린다는 말보단..라라님 말씀처럼 닮은 구석이 많을거 같다는....참.....느낌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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