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일본여성들 왜 한류에 젖나

조회 수 3076 2004.12.23 20:18:17
fan
[시론] 일본여성들 왜 한류에 젖나
[중앙일보 2004.12.22 18:34:06]
        


[중앙일보 오무라] 지난 19일 일본 NHK의 위성방송에선 무려 여덟시간 동안 한류에 대한 특집방송을 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다.

요즘 한류 드라마는 일본인, 특히 여성들을 '꿈의 포로'로 만들어 버렸다. 아니, 어떻게 보면 현실세계로 돌이켜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일종의 윤리를 일본 여성들에게 들이댔다. 편안함과 향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일본의 젊은 여성들에게 인간, 특히 젊은 남녀 사이에 있어야 하는 '진실한 사랑'이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한국 드라마 속에 몰입해 가는 동안 그런 마음이 형성돼 간 것이다.

젊은 여성뿐만이 아니다. 이미 중년의 언덕을 넘어선 일본 아줌마들은 젊은 여성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갖게 됐다. 청춘이 돌아오고 마음도 젊어진 것이다. 체중을 줄이거나, 화장을 하거나, 고급 브랜드 상품으로 몸을 휘감아도 마음만은 젊어지지 않는 법이다. 순수한 정열을 가득 담은 한류 드라마를 보면서 일본 아줌마들의 마음은 되살아났다. 게다가 젊은 여성이나 중년 여성 할 것 없이 일본의 남성 탤런트에게 질리고 있던 터라 그 기세는 더욱 강렬했다.

1947년 일본이 퇴폐스러운 사회 분위기에 빠져 있을 때 기쿠다 가즈오(菊田一夫)의 '기미노 나와(너의 이름은)'란 라디오 드라마 방송이 있었다. 이 드라마가 라디오를 통해 방송될 때는 공중목욕탕의 여탕이 텅텅 비었다고 한다. 그리고 버블로 치닫던 83년 하시다 스가코(橋田壽賀子)의 TV드라마 '오싱'도 여성들에게 엄청난 쇼크를 주었다. 그리고 이번이 '후유노 소나타(겨울연가)'다.

겨울연가는 일본 여성들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친 것일까.

먼저 젊은 여성들부터 생각해보자. '겨울연가'에서 최지우의 배용준에 대한 사랑은 말 그대로 이해관계나 손해 득실을 초월한 순수한 사랑 그 자체였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이 드라마를 통해 최지우로 변신한 뒤, 같이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다. 드라마의 줄거리가 크게 출렁이면서 일본의 젊은 여성들의 마음도 반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배용준에게 손을 뻗치는 최지우의 순수한 마음으로 마음을 정리해 갔다. 거기에서 그들은 현재의 자신에 대한 '반성'과 '참회'의 생각을 싹 틔운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 아줌마들은 어떨까. 따지고 보면 일본의 아줌마들은 오랜 기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일종의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주변 젊은이들의 생기발랄함과 화려함, 자유분방한 사고와 행동…, 이런 것들에 대한 부러움이 없었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 게다. 남편과 함께 자녀를 키워나가는 것은 물론 훌륭한 일이지만 때론 문득 '정서의 공동화'현상이 일어나곤 했다. 그렇다고 젊은 여성들처럼 일본의 인기그룹 '스마프(SMAP)'의 꽃미남들에게 이야기를 건다든지 하는 것은 도무지 '나이'가 허락을 안 했다. 바로 거기서 '욘사마'를 비롯한 '한류 미남'들이 일본 아줌마들의 이상형으로 다가온 것이다. "저런 아들이 있다면""저런 조카가 있다면""내가 더 젊었다면"하는 것들이다. 그리하여 일본 아줌마들의 '꿈'은 당당히 열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욘사마'는 젊은 여성에겐 연인이요, 아줌마들에겐 아들이다. 심리적으론 '동일시(identification)'라는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그러나 아줌마들에게 있어서 아들이라고 하지만 젊은 여성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연인'으로 변하곤 한다. 얼마 전 영화 '브라더후드(태극기 휘날리며)'를 봤다. 형제애, 그리고 조국에 대한 사랑을 실감했다. 서양인이 아니라 동양인이라는 사실에서도 그 실감은 너무나 강렬했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 아줌마들이 한류 스타들에게 홀딱 빠진 것도 무의식 속에 같은 동양인이라고 하는 보편적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해협을 건넌 일본 여성들의 '동경'은 계속될 것 같다.

오무라 마사오 니혼대 명예교수.심리학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


from : 중앙일보 & Joins.com



댓글 '2'

fan

2004.12.23 20:28:53

겨울연가의 지우씨의 연기는
다른 드라마를 볼 때의 단순히 시청자의 느낌이 아니라
내가 유진이 된 것같은 느낌, 내가 드라마 속의 실제 인물인 것같은
느낌이 들게했죠...
요즘도 가끔 겨울연가 다시 보는데, 만드신 분에게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유진의 모습만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윤감독님께는 정말 죄송하구요....

달맞이꽃

2004.12.24 06:58:17

fan님 안녕하세요 ..
겨울연가 중독은 참 어마 어마 합니다 ..
주 고객이 아줌마들이니 목욕탕이 텅텅 빌만 하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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