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에선 겨울연가 시청률이 60%

조회 수 3204 2005.02.27 02:22:03
한류 지속될수 있을까’ 현지 경험 대사들 전망

황용식 “당장 수익 없어도 다방면 지원을”
이영준 “남아시아 깔보는 풍조 사라져야”
문하영 “드라마 요소마다 코리아 홍보 필요”


한류 열풍 진짜일까? 최근 일본에서 보아의 <베스트 오브 소울> 음반 선주문량 80만장이 매진됐다. 또 ‘욘사마’는 일본뿐만 아니라 남아시아에서도 국빈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홍보전략 부재와 한탕주의로 금새 시들해질 거라는 전망도 있다. 중앙아시아까지 뻗어간다는 한류,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기에 급급했던 한국인들의 보상심리가 덧입혀져 과장된 건 아닐까? 과연 지속될 수는 있을까? 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황용식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대표, 이영준 말레이시아 대사, 문하영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지난 15일 외교부에서 만나 현지에서 보고 들은 한류를 바탕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구본우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이 사회를 맡아줬다.


나이 차별이라고 비난받을지 모르지만 솔직히 비, 보아, <을울연가>에 공감하는 지긋한 외교관들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겉도는 딱딱한 이야기들만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대사들은 의외로 구체적인 경험을 들려주며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 사회:구본우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


??구본우 문화외교국장(사회)??=여러 나라에서 오신 대사님들과 한류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의 구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돼 뜻 깊습니다. 우선 현지에서 직접 보고 느끼신 한류의 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특히 대만은 한류의 원조 가운데 한 나라라고 할 수 있는데요.

??황용식 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대표??=한국 문화상품이 경쟁력이 있다는 건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만에선 한국 드라마 시청률이 높아서 광고라든지 파생 상품 판매, 관광으로 연결되고 있어요. 지난해에 한국에 온 관광객의 27.4%가 대만, 일본, 중국인이었고, 한국 수출업자들의 66.6%는 한류가 수출에 기여한다고 답했습니다. 2003년 한국의 드라마 해외 수출 가운데 24%를 대만이 차지했죠. 대만엔 방송채널이 100개가 넘는데 지난해 6월과 10월에 방송된 <대장금>의 시청률은 6%로 최고였습니다. 외교관 모임에 가면 부인들이 아홉시 전에 집에 가서 대장금을 봐야 한다고들 했죠. 지난 선거 때는 한 여성 후보가 대장금에 나오는 한복을 입고 유세했습니다. 정치에서도 한류를 활용하고 한국 옷과 음식에 대한 인기도 높아졌죠. 또 1992년 단교한 뒤 한국 이미지가 대단히 나빴는데 한류 뒤 바뀌었어요.

??이영준 말레이시아 대사??=말레이시아의 상황은 대만이나 중국, 일본처럼 한류 열풍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지만 드라마나 영화는 텔레비전에서 방영하고 있습니다. <상도> <올인> <다모>를 내보냈고 요즘엔 대장금까지 방영하고 있죠. 주로 황금시간대에 배정돼 있고 화교, 이슬람 구분 없이 사랑받고 있어요. 특히 2002년에 소개된 <겨울연가>의 인기가 폭발적인 건 틀림없습니다. 제가 2003년에 말레이시아 장관을 예방하러 갔더니 비서부터 한국 대사라고 반기더군요. 자기가 겨울에 꼭 한국에 가겠다면서요. 그곳 과학기술부장관은 겨울연가의 영상기술까지 설명을 하더라고요. 페낭에서는 국왕과 당시 부수상이 참석한 행사 중에 사회자가 겨울연가 주제곡을 부르겠다고까지 했어요. 귀빈들이 다 절 쳐다보더라고요. 그때까지 겨울연가를 안 본 저는 창피해서 며칠동안 밤을 새워 봤습니다. 하지만 대만 등 다른 지역과는 달리 대중 음악은 거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겨울연가 주제곡이 묶인 음반은 나와있지만 인기 가수가 초청되고 공연하는 이벤트는 미약하죠. 우리 음악이 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또 음반 불법복제가 워낙 많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이슬람 사회라서 밤 문화가 없어요.

황/단교뒤 실추된 이미지 개선 큰몫
이/화교·이슬람 구분없이 사랑받아
문/성실·근면 고려인 한류문화 기반

??문하영 우즈베키스탄 대사??=이제까지 러시아와 인도의 영화나 드라마가 강세였던 우즈베키스탄에서 한류는 한마디로 폭발적입니다. 지난해 겨울연가를 방송했는데 시청률이 60%를 기록했어요. 사상 처음이랍니다. 지난 주말에 제가 각국 대사들이 출연하는 라디오 생방송에 나갔는데 사회자가 한국 대사가 나오자 청취자 질문이 보통 때보다 3배 더 많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겨울연가 때문이랍니다. 또 일요일 저녁 8시 황금시간대 텔레비전 방송에도 나가게 됐는데 그것도 한류 때문이었어요. 우즈베키스탄의 한류는 우연한 현상이 아닙니다. 첫째로 한국의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요. 중앙아시아 젊은 사람들의 꿈이 아파트를 사서 대우차 타고 삼성, 엘지의 냉장고, 텔레비전을 들여 놓은 뒤 겨울연가를 보는 거라고 하더군요. 한국 기업의 가전제품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를 정돕니다. 두번째로 거기엔 20만명에 달하는 고려인 사회가 있는데 이 분들에 대한 이미지가 좋습니다. 성실하고 근면하다고요. 이 분들이 한류문화의 기반이 되고 있죠. 또 하나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굉장히 가족적이고 폭력을 싫어해요. 잔잔한 대가족 분위기를 좋아해서 우리 이미지와 맞죠. 우즈베키스탄에선 연평균 산업연수생 3천여명이 한국으로 오고 있는데 경쟁률이 100대 1이에요. 한국에서 3년 살아 2만~3만달러 벌면 아파트 사고, 결혼하고 가게까지 차리죠. ‘코리안 드림’이 있기 때문에 한국어도 많이 배웁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제일 좋은 대학 3군데에 한국어 학과가 있고 커트라인도 높죠.

구 =덧붙이자면 현재 한류, 특히 드라마는 중남미, 아프리카까지 확산되고 있어요. 중남미에선 2001년, 2002년 <별은 내 가슴에> <이브의 모든 것>이 큰 인기를 끌었죠. 이집트에선 <가을동화>가 그렇고요. 먼 아프리카 가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아시아는 상업주의에 기반을 두고 한국 문화상품이 진출했다면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선 정부의 구실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에서 판권을 사서 현지인에 맞게 더빙 입혀 무료로 배포한 게 확산되는 데 기여했다고 봅니다.

문 =중앙아시아아는 남아시아와 달리 돈이 없어서 한국 문화상품을 수입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말씀하신대로 정부 구실이 중요합니다. 여기 사람들은 겨울연가의 준상이와 유진이가 친척 같다고 이야기해요. 이곳 외무성 교역국장은 겨울연가를 4번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마니아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배용준씨나 최지우씨를 한국 정부에서 문화홍보대사로 위촉해 보낼 수는 없나요?

구 =정부에서 그렇게 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요. 연기자들이 워낙 바쁘고 비싸니까요.


문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배용준씨가 너무 비싸면 최지우씨를 섭외하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다른 대사들이 “최지우씨도 못지 않다”며 웃었다. 대사들은 예전엔 한국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아 겨울연가에 열광하는 현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단다. 결국 필요해서 봤는데 재밌더라고 했다.


황 =대만엔 자국 방송 쿼터제 같은 게 없을 정도로 상당히 개방적이죠. 한국 드라마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일본, 홍콩 드라마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최근 한국 드라마가 인기인 건 한 마디로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연기도 좋은데 소재도 굉장히 대만 사람들이 공감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대장금에 나오는 어의나 궁중 권력 암투는 대만 사람들도 자기 역사에서 다 아는 거죠. 한국 드라마에서 그런 게 나오니까 공감하면서도 신기해해요. 대만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에 유교적 가치관이 더 잘 보존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주는 구실을 한다고 할까요? 거기도 고부 갈등이 똑같이 있는데 한국 드라마에서 실감나게 표현하니까 끌리는 거죠.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건데 심리묘사가 섬세해서 한번 보면 그만 두질 못 한다고들 합니다. 또 한국 드라마엔 동양문화를 바탕으로 서구문화를 버무린 역동성이 있다고 합니다. 대만처럼 변화가 없는 사회에서는 한국 청년들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걸 신기해 하죠. 일본 드라마에 식상했는데 한국 드라마가 새로운 기쁨을 줬다는 거죠.

구 =말씀하신 대로 감정이 공유되는 부분이 있을 때 잘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모든 한국 드라마가 현지에서 다 잘되는 건 아니죠.

황 =현재 대만에서는 한국 드라마 1회분을 1만~2만달러 정도에 삽니다. 대장금은 촬영할 때 계약해서 1회에 1만달러로 고정됐죠. <올인>은 1회에 1만8000달러에 들여왔지만 실패했습니다. 대만에서 한류를 움직이는 중심은 역시 40~50대 주부들이에요. 섬세한 사랑, 가족 관계가 먹히지 도박이나 남성적인 소재는 잘 안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도 잘 안됐어요.

구 =이집트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겨울연가 방영 뒤 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시청자의 90%가 여성이었고 주부가 많았어요. 이들은 가족 구성원 사이의 애정, 윗사람에 대한 존경이 이집트 가치관과 비슷하다는 의견을 냈고 그래서 다시 보고 싶다고 했죠. 이집트 국영방송사 쪽도 재방영을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데 혹시 현지의 반일, 반미 정서 때문에 한국 드라마가 상대적으로 더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아닌지요?

황 =대만엔 반일감정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도 일본어로만 방송하는 채널이 있고 일본 자동차도 엄청나게 인기가 있죠. 역사적으로 볼 때 대륙보다 일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는데 우리 정서와는 많이 다르고 문화도 일본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문 =중앙아시아에서 일본의 영향력은 미미합니다. 아리랑 티브이가 나오는데 일본 채널은 없어요. 할리우드류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이슬람 문화권에 속하는 중앙아시아에선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폭력, 선정성,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영상물은 엄격히 방영을 통제하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겨울연가 <여름향기> <호텔리어> 등 잔잔한 드라마를 좋아하죠. 올인은 별로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올해엔 대장금과 <다모>를 방송하려고 하고 있죠. 일본 드라마는 불륜 등 너무 나갔다는 의견이 많아요. 이에 비해 한국 드라마는 순수하고 절제됐다고 평가하죠.

이 =말레이시아엔 서구 문화에 대한 동경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으로서 미국 문화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어요. 한국 문화가 서양과 동양을 잘 섞고 있다고 보죠. 일본 드라마에는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요소가 많아 이국적이긴 해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들 해요. 한국의 적당한 서구화와 공동체 문화에 대한 동경이 있죠. 한국 드라마의 상황이 자신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과 비슷해서 친숙하다고들 합니다.




댓글 '3'

코스

2005.02.27 07:56:26

겨울연가로 인해 아랍권에서도 한국을 다시보는 기회가 됐다는
기분 좋은 기사를 읽고 지우씨가 너무 자랑스러웠답니다.
한편의 드라마가...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바꿔놓았잖아요..
그 안에 우리 지우씨가 있다는 사실 또한 나를 흥분하게 만드네요..^^
평화사절단 역활까지 톡톡히 해내는 우리들의 스타 배우 최지우씨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팬님...기사 잘~읽고 갑니다..기분 주일을 보내세요.^^

혜경

2005.02.28 10:41:30

기분좋은 소식입니다. 저두 요즈음 다시 겨울연가에 빠져 살고 있답니다.

달맞이꽃

2005.02.28 20:48:54

팬님 ...우즈베키스탄 까지 연가 열풍이 대단하군요..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배용준씨가 너무 비싸면 최지우씨를 섭외하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다른 대사들이 “최지우씨도 못지 않다”며 웃었다. 대사들은 예전엔 한국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아 겨울연가에 열광하는 현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단다. 결국 필요해서 봤는데 재밌더라고 했다
글을 읽다 이부분이 통쾌해서리 .....복사했어요
참 ...보시고들 말씀들 하시징~!!
겨울연가는 누구만에 겨울연가가 아니지라
준상이가 있으면 유진이도 있어야 혀공~~
무튼 ~무튼 ~~연가의 위력은 대단하기만 합니다
팬님 기사 쌩큐~^^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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