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예능 후 달라졌다고요? 전 늘 똑같았어요. '삼시세끼'나 '꽃보다 청춘' 등 예능 속 제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딱 너다'라던데요. 요즘 밝은 캐릭터들을 하게 되는데 정말 좋아요."
배우 최지우는 자신이 밝힌대로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 '꽃청춘' 속 모습 그 자체였다. 앞서 여러 드라마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역으로 매번 눈물을 달고 살았던 그의 진짜 모습은 한없이 밝고 칭찬에 소녀처럼 좋아하는 여배우였다. 지난해 예능에 이어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로 대중에게 더 다가간 최지우는 영화 '좋아해줘'에서 또 한 번 변신했다.
그는 '좋아해줘'에서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 역을 맡아 사랑을 잃은 노총각 역의 김주혁과 티격태격하면서도 훈훈한 미소가 번져나오는 로맨틱코미디 연기를 완벽히 해냈다. 극중 김주혁의 역할처럼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를 원한다는 최지우는 "쉽지는 않겠지만 부러웠고 로망"이라고 말했다.
"노처녀 스튜어디스 캐릭터가 싫었냐고 주변에서 물어보시는데, 유부녀도 아닌데 뭐.(웃음) 애엄마도 아니잖아요. '두번째 스무살'에서는 심지어 대학생을 아들로 둔 엄마였어요. 유부녀도 처음이었고 대학생 엄마였는데 타당성이 있어서 작품을 했던 거였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었고 나이대도 저와 비슷해서 했어요. 그런게 싫으면 작품 못해요."
▲ "예능, 연기에 도움돼. 릴렉스하게 됐다"
지난해 최지우는 그동안의 행보와 조금 다른, 그래서 더욱 반가웠던 예능 진출로 팬들에게 선물같은 활동을 보였다. 꾸밈없는 모습에 대중은 최지우가 다가갈 수 없는 여배우가 아니라 더욱 친근한 언니, 누나로 인식했다.
"왜 갑자기 안해왔던 장르(예능)에 도전을 했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예능에 진출해볼까, 라고 도전한 것이 아니었어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1박 2일' 출연이 더 망설여졌어요. 그런데 그 때 나영석 PD와의 인연이 자연스럽게 이어가서 그럼 시골가서 밥해먹고 재미있겠다 싶었고, 안 가본 여행도 가보자고 해서 하게 된 거였죠."
그동안 예능에서 진짜 모습을 보였다면, 영화 '좋아해줘'에서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신을 내려놓은 코믹한 최지우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특히 승진을 위해 노래방 회식에서 처절한 몸부림으로 막춤을 추는 모습은 큰 웃음을 자아낸다.
"정말 오글거렸어요.(웃음) 얼굴이 화끈거리고, 혼자 춤을 추는 장면은 정말 처절했어요. '두번째 스무살'에서도 무용과 출신의 설정이었지만 그것도 정말 힘들었어요. 전 춤 DNA가 몸에 없어요. 그래도 예능을 하고 나서인지 저 스스로 연기적으로 릴렉스가 돼있어서 마음이 편했던 것 같아요."
▲ 최지우의 두 남자, 이서진 그리고 김주혁
최지우는 예능에서 이서진을 잡는 유일한 여자로 활약해 핑크빛 케미를 보였다. 이서진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잘 어울린다면 어찌됐든 칭찬인 것 같다"라며 주변의 쏟아지는 말들에 없던 정도 쌓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예능에서는 이서진이었지만, 영화계에서는 당분간 최지우의 짝은 김주혁이 될 전망이다. 아낌없이 주는 남사친으로 활약한 김주혁은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최지우와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였다. 최지우 또한 호흡이 좋았다고 밝히며 "칭찬도 많이 해주고 배려심도 깊은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서진 오빠와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실생활의 모습만을 봤어요. 그런데 연기자로서의 모습이 궁금하긴 해요. 어떤 모습이고 정작 연기자 대 연기자로 만났을 때 어떻게 연기를 하고 캐릭터를 소화할지 궁금해요. 김주혁 오빠는 상대 파트너로서의 모습을 봤는데. 여배우 배려를 정말 많이 해요. 현장에서 파트너의 장점만을 보려고 노력한다고 하더라고요."
최지우는 첫 촬영에서부터 김주혁을 앞에 두고 울어야 하는 장면인 터라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 보는 스태프들과 아직은 어색한 촬영장 분위기에서 푼수기 가득한 모습으로 울어야했던 최지우는 김주혁에게 도움을 청했고, 김주혁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아도 계속해서 감정을 이끌어주기 위해 그를 도와줬다.
"오빠는 정말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그렇게 배려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제가 스튜어디스 유니폼을 입으면 '옷 잘어울린다', '좋다'라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오빠도 예능 '1박2일'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 "목표 크게 두지 않아, 20대때 오히려 불안했다"
최지우는 2009년 '여배우들'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지만 욕심을 두지 않았다. 오랜만의 영화였지만 3커플, 6 명의 배우 중 일원이었고 주변에서는 "원톱 영화가 아닌데"라는 우려섞인 말들도 있었다.
하지만 최지우는 그런 것들이 작품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여배우들'을 통해 많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작품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알게 됐다. 특히 평소에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한다고 밝힌 최지우는 "천만배우 유아인도 하도 (강)하늘이도 하고, 원조요정 이미연 언니도 한다고 하니 안할 이유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전 크게 목표를 두지 않는 것 같아요. 20대 때 연기할 때는 오히려 내 30대, 40대는 어땠는지 불안해할 수 있는데 치열하게 살아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즐겁고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을 만든다면 어느 순간 목표로 한 지점에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여배우에 있어서 나이의 변화는 쉽지 만은 않고 남자배우들보다 훨씬 인색하고 가혹해요. 그런게 훨씬 더 많지만 너무 휘둘리지 않고 건강한 멘탈,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아해줘’ 최지우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과 친숙해지고 있어” [인터뷰]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드라마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등을 통해 청순의 대명사로 불리던 최지우가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와 ‘두번째 스무살’ 하노라, 그리고 영화 ‘좋아해줘’ 함주란을 통해 대중들에게 좀 더 친숙하고 편안하게
다가가고 있다.
최지우는 ‘두번째 스무살’에서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이자 어리바리하면서도 당찬 늦깎이 대학생으로 변신한데 이어
‘좋아해줘’를 통해 깐깐하고 야무져 보이지만 알고보면 귀여운 허당인 함주란 역을 맡았다.
최지우는 함주란에 대해 “깐깐하고
서비스업인 스튜어디스 일을 하는데도 투철하지만 엉뚱하면서도 빈틈이 있다. 그런 모습에 오히려 끌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최대한 깐깐하게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감독님이 초반에는 찔러도 피한방울 안 나올 정도로 깐깐했으면 좋겠다고 하셨거든요. 김주혁 씨와 친해지기
전에 한집에서 동거하는 장면들을 찍다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김주혁 씨와 붙는 장면부터 주란의 엉뚱하고 귀여운 모습을 자연스럽게 더 보여주게
됐어요. 그러면서 캐릭터가 잡혀갔죠. 또 이런 모습들을 보여드리다보니 예전보다 대중과 가까워진 느낌은 들어요. 거기에는 ‘꽃보다 할배’라는
예능의 힘과 연달아 ‘두번째 스무살’에 출연했던 게 큰 것 같아요”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에 출연해 의외의 예능감을 보여주며 대중과 더 친숙해진 최지우는 예능프로그램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그냥 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연기자가 화면에 보여지는 직업이지만 다들 실생활과 사생활이 따로 있잖아요. 그런데 영화와 드라마 속 제 모습만을 보고 저에 대해 생각하셨던
분들은 제가 예능에 출연한 이후 '쟤가 저래?"하면서 저를 그동안의 모습과 많이 다르게 봐주신 것 같아요. 하지만 또 제 가족과 친구들은 별다른
말이 없더라고요. 그냥 딱 저였대요. 그 말 밖에 하지 않더라고요”
영화에서 드라마적 요소를 담당한 노진우(유아인) 조경아(이미연)
커플과 20대의 풋풋한 로맨스를 담당한 이수호(강하늘) 장나연(이솜) 커플 사이에서 정성찬(김주혁)과 함주란은 코미디적인 부분을 담당하며 관객의
웃음을 책임졌다. 특히 김주혁과 최지우는 ‘좋아해줘’를 통해 처음 만났지만 처음 만난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호흡으로 시선을
끌었다.
최지우는 커플 호흡을 맞춘 김주혁에 대해 “팬의 입장에서 김주혁 씨가 출연한 로맨틱코미디 ‘싱글즈’ ‘홍반장’ 등을 재밌게
봤다”며 “김주혁 씨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김주혁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래서 파트너가 김주혁 씨라고 듣고 난 후에 ‘내가 도움을 좀 받아야지’하는
생각을 했어요. 현장에서 보니 김주혁 씨는 딱 성찬의 모습이더라고요. 어떤 대사가 대본이었고 애드리브였는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어요. 저희 커플은 다른 커플에 비해 붙어있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 호흡이 좋았던 것 같아요. 또 영화촬영장에 오랜만에 갔는데
그런 와중에 김주혁 씨가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줘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어요. 짧은 촬영 기간이었는데도 어색함이 없었고 그런 분위기가 영화
안에 잘 녹아났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주란이라는 캐릭터가 돋보였던 것 같아서 고마워요”
최지우는 영화 속 인물들처럼 연애나 일상생활에서 SNS를 활용하느냐는 질문에
“어차피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보여지는게 직업인 사람들 굳이 각자의 생각차이인 것 같아 SNS를 통해 소통하는 배우가 있는 반면에 저는 그런 걸
잘 못한다”며 팬들과의 소통에 대해 했다.
“그런 것들을 통해 최지우의 모습을 더 드러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굉장히 부지런해야 하고 사진 찍는 센스도 있어야할 것 같고 글솜씨도
있어야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들과의 소통은 하고 싶지만 SNS라는 공간은 팬들과 저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게
있어요.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들이 다른 분들이 보셨을 때는 제 의도와 다르게 생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런 점들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워요. 팬들도 더 많은 소통을 원할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런 것들 때문에 아직은 팬페이지를 통해 소통하고 있어요”
또 ‘좋아해줘’에서 노처녀 함주란 역을 연기한 최지우는 결혼에 대해 “때는 물론
지났다”며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지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급함을 가지기 보다는 지금의 소중한 시간을 즐기면서 지내고 싶어요.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청춘의 무게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이십대 때는 청춘의 중요함을 모르다가 시간이 지난 후 그걸 느끼게 됐죠. 저는 그 소중함을 요즘 들어서 알겠더라고요. 물론 외모적으로는 20대
때가 예쁘고 풋풋했을 테지만 그때는 그 소중함을 몰랐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되지, 십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떨까’하는 불안감이 컸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으로 불안해하면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순간순간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데뷔한지 20년이 됐는데 그 동안 배우를 그만 두고 싶었다든가 힘들었던 점에 대해
묻자 최지우는 “그럴 때쯤 온전히 저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고 답했다. 또 배우로서 항상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그동안 몸을 혹사할 정도로 다작을 하지는 않았어요. 항상 휴식기는 있었고
충분히 충전할 시간을 두고 일해 왔어요. 일이 끝난 후에는 저에게 상을 주듯이 마음 편하게 여행도 다니면서 휴식을 즐기죠. 쉬는 동안 ‘이제 좀
좀이 쑤신다’는 생각과 함께 작품에 대한 갈증이 생길 때쯤 다음 작품에 들어가게 됐어요. 촬영하는 동안에는 몸이 파김치가 되도 끝난 후 쉬면서
다른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있으면 힘든 건 잊고 또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최지우 “여배우에게 혹독한 시간, 나는 단단해졌다”
[fn★인터뷰] 최지우 “여배우에게 혹독한 시간, 나는 단단해졌다”
영화 ‘여배우들’이후 7년 만에 스크린관에 복귀한 배우 최지우가 한층 더 사랑스러워진 매력으로 돌아왔다.
영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는 나이도 성별도 다른 세 커플이 SNS를 통해 사랑을 시작하는 모습을 담은 로맨스영화로, 극중 최지우는 죽어라 번 돈을 사기 당하고 세 줬던 집에 얹혀사는 어리바리한 스튜어디스인 함주란 역을 맡았다.
다양한 연애 과정과 감정을 그려낸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 속에서 최지우와 김주혁(정성찬 역) 커플은 처음 만나는 두 남녀가 어쩔 수 없이 집을 공유하며 유쾌 발랄한 로코 커플을 그려냈다.
“시사회를 통해 처음 다른 팀(유아인-이미연, 강하늘-이솜) 모습까지 봤어요. 두 커플에 대한 것은 시나리오만 봤기 때문에 전혀 감이 안 왔는데, 각 커플만의 매력이 달라서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커플은 웃음을 담당했죠. 사실 제 부분에 있어서는 손발 오그라들기도 하고, 너무 민망해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장면도 있어요.”
최지우가 가장 민망해 했던 신은 막춤 신으로, 최지우가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구나 보여주는 장면이다.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춤을 추지만 특유의 뻣뻣함은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고, 이어 탬버린이 목에 낀 채 찰랑찰랑 소리를 내며 병원에 입성하는 장면은 박장대소를 하게 만든다.
“막춤신은 그게 최선을 다 한 거예요. 원래 제 춤 솜씨예요.(웃음) 탬버린이 목에 낀 채 병원에 가는 신은 재밌게 촬영을 했어요. 영화에서는 소리가 크게 나지만 실제로 소리는 안 났어요. 대신 목에서 잘 안 빠져서 계속 하고 있어야 했죠. 계속 불빛이 반짝거려야 하니까 스태프들이 건전지 바꿔줬어요. 탬버린을 빼려면 이마도 긁히고 화장도 다 지워지거든요. 머리 뒤통수를 눌러서 겨우 뺄 수 있었죠.”
최지우가 맡은 함주란은 남자들의 로망인 스튜어디스란 직업을 가졌으며, 노처녀란 말에 빈정 상해서 ‘싱글’이라고 고쳐 부르는 등 야무져 보이지만 알고 보면 하는 일마다 속고 당하는 허당끼 넘치는 캐릭터다. 평소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예상할 수 있는 실제 최지우가 스튜어디스가 돼 똑같은 일을 겪는다면 이런 사랑스러운 모습일 것만 같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제가 주란이 만큼 허당끼 있고 귀가 얇진 않는 것 같아요. 실제와 비슷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저는 정확히 모르겠어요.(웃음) 그동안 작품 안에서 변화 주려고 노력했어요. ‘에어시티’, ‘스타의 연인’, ‘수상한 가정부’, 그리고 일본이나 중국에서 찍은 드라마 등 노력했죠. 이런 변화도 재밌었고, 배우라면 다양한 캐릭터에 욕심 나는게 당연한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겨울연가’나 ‘천국의 계단’이더라고요.”
최지우, 김주혁 모두 오랫동안 연예계 생활을 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얼굴을 보게 됐다. 심지어 옴니버스 영화라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만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 하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심으로 부족한 시간을 채웠다.
“짧은 시간 동안 호흡이 잘 맞은 걸 보면 주혁 오빠가 대단한 것 같아요. 영화에 찍힌 장면도 재밌지만 촬영하면서는 웃을 수 있는 일이 더 많았거든요. 촬영하면서 정말 오빠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진짜 성찬이가 돼서 연기를 해주니까 따라갈 수밖에 없었죠. 거의 첫 신부터 주저앉아서 울어야 되는 신을 찍어야 했는데, 감정 잡기 쉽게 도와줬어요. 사실 자기 에너지 소모해가며 상대배우에게 일일이 맞춰주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극중 함주란은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상한 여자로 보이기 위해 등산을 하고, 전시회를 가고 그 사진을 SNS에 올리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남자에게 끌리게 된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배가 고프다는 말 한마디에 안쓰러워 고기를 구워주고, 중요한 약속에 어울릴 만한 신발을 미리 고쳐주는 이런 다정한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끌림이 아니었을까.
“주란에게 성찬이는 남자사람친구였어요. 구두를 준 순간부터 감정이 변화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저는 훨씬 전부터 사랑이 시작됐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알게 모르게 계속 쌓인 것 같아요. 설레고 장점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너무 편해서 민낯도 보이게 되는 사람이 있죠. 실제로 예전에는 설레는 쪽이 더 좋았다면, 지금 선택 하라면 편한 사람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어요.”
편안한 사람이 더 편해진 만큼 최지우의 얼굴에서도 편안함이 느껴진다. 20대부터 연기를 시작해 어느덧 20년 간 이 자리에 서 있는 그는 여전히 멋있는 배우다. 그리고 청춘들이 모르는 연륜에 대해 알고 있는 그의 앞으로의 모습은 더욱 멋져질 것만 같다.
"20대 때부터 일을 했지만 그때는 미래가 불안했고 연기를 즐겨서 하기보다 치열하게 했던 것 같아요. 칭찬만 들어야 할 것 같았고 청춘의 소중함을 몰랐죠. 여배우에게는 유독 시간의 흐름이 혹독하고 날카로워요. 분명히 스무 살 때 최지우가 훨씬 예쁘고 풋풋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의 모습에서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을 거예요. 그게 저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여배우에게는 건강한 멘탈, 자존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언제까지나 풋풋한 역할을 하고 싶지만 ‘두 번째 스무살’때처럼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 역할도 할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마음이 동글동글해졌고 단단해졌죠. 청춘들이 모르는 연륜이 있기 때문에 공평한 것 같아요.”
“사실 목표 지점은 모르겠어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10년 후, 20년 후에는 목표 지점에 와 있지 않을까요. 10년 전에 지금 제 모습을 몰랐던 것처럼 10년 후에 제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면 재밌고 궁금해요.”
한편 ‘좋아해줘’는 최지우-김주혁 커플 이외에도 유아인-이미연, 강하늘-이솜 커플의 로맨스를 볼 수 있으며, 오는 17일 개봉할 예정이다.